퍼온 글

관계/ 손현숙

망우초 2016. 11. 24. 13:10

     

 

        관계

          -손현숙

 

도둑맞아 어수선한 내 집에 앉아

나는 왜 그 흔한

언니 하나 없는 걸까,

무섭다는 말도 무서워서 못하고

이불 둘둘 말아 쥐고 앉아서

이럴 때 느티나무 정자 같은

언니 하나 있었으면.

아프다고, 무섭다고, 알거지가 되었다고

안으로 옹송그리던 마음

확 질러나 보았으면.

언니,

부르는 내 한마디에

물불 가릴 것 없이 뛰어와 주는

조금은 무식한

아무 때나 내 편인.

 

        *손현숙:시인.  59년생. "손", "너를 훔친다"등 다수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버려진 동물에 대한 엣세이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유기 반려동물 보호 운동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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